[비영리스타트업 4기 후속지원 단체 소개② 청소년직접행동] “세련되고 ‘힙’하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 청소년들이 잘할 수 있어요”

2024.02.27

<2023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사업 4기 후속지원> 끝을 맞이하며 참여 단체별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정기 지원 8개월, 후속지원 7개월의 긴 여정을 마치고 졸업을 앞둔 단체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요?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청소년직접행동’입니다.


 

 

청소년직접행동은 청소년을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직접 사회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존재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청소년직접행동은 ‘청소년에 의한 단체’ 혹은 ‘청소년을 위한 단체’ 둘 중 하나만을 정체성으로 가지려 하지 않고, 둘 모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더욱, 지금 직접 행동하고 앞으로 더 큰 변화를 만들어 갈 청소년 리더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창기 몇 년은 ‘청소년이 시민으로서 사회 문제 해결에 직접 참여하자’ 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을 하였어요. 그래서 환경생태위기, 빈곤과 불평등, 차별/혐오 등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고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주력하며 몇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홍천에서 양수발전소 송전탑 반대 시위에 참여하고, 기후정의행진에도 청소년끼리 모여서 기후에 관한 토론을 한 후에 함께 했으며, 사회운동가라는 이름으로 탈시설 당사자들을 만나고 건강한 급식 관련 정책제안을 하는 방식 등으로요. 2022년 후반기부터는 다음세대재단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과정에 참여하면서, 기존 활동에 더해 목표를 ‘열심히 행동하고 실천하는 청소년 중 성장잠재력을 가진 청소년들을 발굴하여, 탁월한 청소년 리더를 육성하자’로도 확대하였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실제 관심을 가진 영역에서 행동을 하는 청소년의 비율은 약 2%라고 합니다. 여가시간에 주로 게임을 하거나 넷플릭스를 보는 비율에 비해서는 적은 숫자이기에, ‘이런 부분은 좀 변화할 필요가 있지 않아?’ 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일상 생활에서 ‘PC충’ 혹은 ‘진지충’이라는 차별적 언어로 불리고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혁신적인 소수가 세상에 변화를 이끈다는 건 경영학/사회학 등에서 이루어진 연구뿐만 아니라 실제 주변의 사례를 통해서도 많이 만나 보았기에, 그리고 2%라면 한두반의 한 명 정도는 그런 청소년이 있다는 의미이기에, 그들이 꺾이지 않도록 잘 돕고자 합니다.

청소년직접행동의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플라스틱 제로 발걸음’이나 ’사회행동가’ 등 청소년직접행동 운영진이 직접 기획한 사회 참여 행동형 프로그램, 2) 청소년 리더 육성을 위한 사회참여 동아리 인큐베이팅 사업, 3) 청소년을 위한 아카데미입니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동아리 인큐베이팅 사업은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관심 분야에 대한 동아리 모임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새로 만들어지는 동아리의 경우, 현실적으로 어떻게 시작하고 운영해야 하는지 막막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만들거나 외부의 자원과 연계하는 방법을 잘 알기 어렵지요. 그래서 초창기에는 청소년직접행동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다가, 청소년들이 어느 정도 경험과 노하우가 쌓인 후에는 본격적으로 동아리를 운영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청소년직접행동이 기존에 운영했던 사업과 동아리 인큐베이팅 등 새로운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로 도움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데 최근에는 주력하고 있습니다.

“2023년 상반기 동아리 인큐베이팅에 참여했던 사회참여 동아리 중 상당수는, 청소년직접행동에 기존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이 만들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관심과 의지가 있더라도, 이미 기획된 프로그램에 멤버로 참여하는 것과 운영진이 되어서 새로운 단체를 시작하는 건 분명 다르잖아요. 동아리를 새로 만들고 싶다는 참여자들이 구체적인 활동방법은 정하지 못하고 빈부격차/젠더갈등 등 지향점 중심으로 이야기하기에, 실제 활동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제안하였지요.”

 

기존 청소년직접행동 참여자들이 인큐베이팅을 통해 만들어진 동아리 중 ‘긴급구호대’는 재난이 일어난 현장에 가장 먼저 찾아가겠다는 목적에서 만들어 졌습니다. 인권에 대한 관심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재난 등 어려움이 있는 현장에 빠르게 함께 하겠다는 지향점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2023년 5월 서울시공익활동공간 삼각지에서 열렸던 사회참여동아리 박람회 때만 해도 구호대 구성원은 대장(!) 혼자여서 앞으로의 포부를 공유하는 정도였지만, 그 후에는 많은 관심을 받아서 기획팀을 별도로 선발해야 할 정도로 성장하였습니다. 2024년 1월,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에서 열린 에너지빈곤층 한파피해 예방활동(연탄봉사 및 에너지빈곤층 이해활동)에는 25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서베이’라는 동아리는 사회문제에 대한 설문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청소년직접행동 운영진은 학교에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방식보다는, 초창기에 학생들에게 사회조사방법론을 가르치며 설문조사의 방향이 어긋나지 않도록 도왔지요. 그들의 활동이 가지는 의미를 학교 내 다른 학생들도 인정을 받았는지, 얼마 전에는 적지 않은 숫자의 후배들도 들어왔다고 합니다.

 

▼ 청소년직접행동 인큐베이팅 동아리 ‘프로젝트저스티스’의 발표 모습

운영진은 청소년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그럴 기회를 많이 경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되어, 2024년 2월에는 청소년 70여 명과 함께 <소셜임팩트와 리더십 강화를 위한 청소년사회참여 워크숍2024>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사회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이 주축이 된 의미있는 행동/개입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청소년들의 풀뿌리 단위인 학생회/동아리/청소년 방송국들이 함께 모여서 관련된 이슈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워크숍을 준비할 조직위원과 연구위원을 모집했는데 수십명이 신청했어요. 신청자 중에 70% 이상이 청소년직접행동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이 없는 청소년들이기에 우리가 만나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느껴요.”

 

▼ 청소년사회참여 워크숍 조직위원회 단체 사진

 

더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주도성을 발휘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다음세대재단의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요?

“피상적이고 흐릿했던 수준에 머물렀던 생각들을 훨씬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어요. 기획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때, 저희가 놓쳤던 부분들을 돌아보게 해 주시며 전략/실제적 차원에서 아이디어도 주셨고요. 함께 계신 매니저님 등이 마치 자기들의 일처럼 접근해 주시니까, 마치 한 팀과 같은 느낌으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각에 따라 청소년직접행동에서 다루는 이슈나 활동은 과격하고 급진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운영 팀들은 개의치 않고, 더 힘껏 해보라고 격려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대신 한 가지만 요구하셨죠. 세련되어지고 ‘힙’해져라. 그 짧은 이야기가 굉장히 울림이 컸습니다”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맞게 힙하고 세련되게 접근하라는 조언에, 운영진들은 자신들의 관점에서 ‘세련된 어른’이 되기 위해 억지로 노력하지 않습니다. 성인들의 역할은 중심을 잡는 것이되, 세대에 맞는 모습을 만드는 건 청소년 당사자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청소년 시기기의 특성인 ‘거침없는 비판’을 지금 세대에 맞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려고 합니다. 어른들은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선배’로서의 역할을 하려 하고요.

“동아리 인큐베이팅 사업, 사회참여 워크샵 등을 진행해 나가며 청소년들이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훨씬 넓어지고 있어요. 인큐베이팅이나 준비과정에는 청소년직접행동 사무국(운영진)의 도움을 받지만, 동아리가 시작된 후에는 어떻게든 청소년들이 책임져야 하니까 ‘우리가 기획한 프로그램 내에서 열심히 활동하세요’ 라고 이야기하던 시기와는 분명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지요. 친구들이 좀 더 자치적인 권한을 가질 때, 훨씬 더 잘 하리라고 믿습니다. ・・・ 그래서 세련되고 힙하게 하는 활동들도, 청소년 총회/자치회가 담당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어른들의 감성을 요구하면 안 되겠지요. 워크숍 조직위원회도 현재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인스타그램에서도 릴스나 챌린지 등의 게시물 등 기존에는 만나기 어려웠던 내용들이 올라가고 있어요. 아직 투박한 부분도 있지만, 이런 시도를 통해 점차 변화해 가겠지요?”

 

몇 년간의 활동과 시행착오를 통해, 청소년직접행동은 청소년 리더들이 함께 모여서 활동하는, 탁월한 청소년 리더를 육성하는 기관이 되겠다는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배의 역할을 더욱 잘 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청소년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준비하고 있고요. 청소년직접행동이 사회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에게 과거의 접근법이 아닌 현재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제공하고, 청소년들이 지적으로 단련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말이에요.

“청소년직접행동이 청소년들의 넓은 플랫폼, 함께 만나서 의기투합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 뜻은 있으나 방법을 잘 모르는 청소년들이 인큐베이팅을 통해서 착실한 기본기를 쌓아갈 수 있는 기회제공처가 되도록, 청소년직접행동에 보다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함께 하는 경험’을 쌓을 때 ‘협력하고 연대하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기에, 잠재력을 가진 청소년을 찾고 도우며 이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함께 만나 서로를 발견하고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 뜻은 있으나 방법은 잘 모르는 청소년들이 기본기를 쌓으며 지금, 그리고 앞으로 필요한 사회 변화를 만들어 가는 기회를 청소년직접행동이 꾸준히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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